공(空) 사상

공(空) 사상은 대승 불교의 기본 사상으로, ‘고정적 실체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이를 좀 더 풀이하여 설명하자면, 현상계를 유전하는 모든 존재는 연기에 의해 아주 복잡한 관계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체의 만물은 각기 독립적 또는 고정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므로 ‘고정적 실체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공의 이치를 체득하기 위한 수행 방법을 불교에서는 ‘공관’이라 하며, 이 공의 이치를 깨달으면 열반을 얻을 수 있다고 설한다.

공사상은 흔히 ‘무’라는 말로도 표현되는데, 많은 불자들이 이를 인생의 허무함을 뜻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는 것 같다.
그러나 공 또는 무는 단지 허무함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불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고, 늘 암송되고 있는 반야심경은 공사상을 압축하여 보여주고 있다.
반야심경에는 유명한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란 구절이 있다.

색이란 눈에 보이는 모든 물체, 즉 모든 물질적 존재를 말한다.
공이란 모든 것은 조건, 즉 인연들이 모여서 생긴 것이므로 그것들에는 고정성•영원불변성이 없음을 말한다.
따라서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란, 모든 것은 그 자체로서 독립적•고정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조건들에 의해서 현상으로써만 존재한다는 뜻이다. 이것을 ‘진공묘유’라고 한다.

연기사상이 바탕이 되어 성립된 불교의 근본 사상인 공사상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지나친 욕심이나 집착을 버리고 올바르고 참된 삶의 목표를 향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생활하라는 것이다.
불교의 공사상을 단지 ‘아무것도 없다’라든가 ‘모든 것은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없다’라는 등 허무적으로 이해하여, 자신의 삶에 대한 자세를 허약하게 해서는 안될 것이다.